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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링크드인을 보고는 하는데, 회고에 대한 중요성을 말해주는 게시글이 있었다. 안그래도 요즘 비전공자 출신인 내가 잘 성장하고 있는지 궁금했었다. 백앤드 개발자로 커리어를 쌓아야겠다고 마음 먹은게 1년 반 정도 되었는데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진정성있고 뻔하지 않은 회고글을 작성해봐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처음이기 때문에 민망하기도 하고 의미있는 기록이 될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가즈아
처음 써보기 때문에 웹서핑을 많이 했었다.
검색해본 결과 KPT 를 기준으로 회고를 많이 하는 것 같다. KPT 란 아래와 같다.
- Keep
- 좋았던 점을 기반으로 도출되며 앞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계속 유지해야할 사항
- Problem
- 아쉬웠던 점을 기반으로 도출되며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항.
- 일어난 사건 자체 뿐만 아니라 좋았거나 나빴던 일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쓰는 것이 좋다.
- Try
- 도출된 problem의 원인을 파악하여 이를 기반으로 어떠한 시도들을 해볼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
- Try을 고려할 때 포인트는 구체적인 액션에까지 구체화 시키는 것이 중요
타임라인을 먼저 짚어보고, KPT 를 기준으로 회고글을 이어나가고자 한다.
타임라인
올 해 내가 어떻게 보냈는지 타임라인을 기록하면서 되짚어보자.
- 1월 : Next Step 의 TDD 수강을 시작했다. 이 때 부터 테스트 코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마지막 볼링 관련 프로젝트는 어려워서 다른 분들이 작성하는 코드를 보면서 진행했었는데 그럼에도 끝까지 해결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당시에 남궁성님의 유투브 자바 강의를 본게 내가 알고 있는 자바의 전부였는데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순간인 것 같다. 웃기지만, 티맥스 팀원들이 대거 퇴사하면서 이 때 부터 팀장 업무를 맡게 되었다.
- 2월 : Next Step 의 ATDD 수강. RealMySQL 교재 공부. ATDD 는 단위 테스트 뿐 아니라 웹 테스트, 통합 테스트, 모킹 등등 배웠던 것 같다. RealMySQL 은 개인적으로 공부했는데 난이도가 상당했다. InnoDB 엔진에서 인덱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둘 다 마지막까지 마무리를 못했던 것 같다.
- 3월 : 티맥스에 같이 다니는 분과 사이드 프로젝트로 집봄이라는 부동산 관련 어플리케이션 개발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확실히 구성원들 모두가 뜻이 비슷해야하고 성공하기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리드해주는 시니어가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구조인 것 같다. 결국에는 중간에 흐지부지 됐다. NextStep 의 인프라 강의를 수강했다. 해당 강의도 난이도가 상당해서 내가 소화한 정도는 50프로 정도 인 것 같다. 그래도 이 때 AWS 를 처음 써봤다. 대충 public, private, bastion 서버 망 구축, 부하테스트, 인덱스 설정, 쿼리 튜닝 이런쪽으로 배웠었다.
- 4월 : 오픈 채팅방에서 구한 사람들과 자바의신 1권 스터디를 진행했다. 자바에 대해서 세세하게 파고들면서 이해도를 꽤 올렸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 때 얻은 지식이 무엇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2권도 같이 하기로 했었는데 흐지부지 됐다.
- 5월 : 코드숨 스프링 코스를 수강했다. 당시에 강의 값으로 350만원 정도 했던 것 같다. 무척 고액 과외였다. 로버트 마틴의 클린 아키텍처 모형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배운 것 같다.
- 6월 : 코드숨 스프링 코스에서 만난 사람들과 모던 자바 인 액션 스터디를 시작했다. 이 때 공부했던 함수형 인터페이스와 람다, 옵셔널, 스트림 내용들이 면접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일급객체 람다를 활용하면 전략패턴같은거 짤 때 클래스로 안만들고 간단하게 람다로 넣어버릴 수 있다 라고 면접 때 말했는데 면접관이 흡족했었던게 기억이 남는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때 부터 객체지향설계 코딩 과외를 시작했던 것 같다. 어쩌다가 알게된 기획자분을 가르치시던 개발자였는데 상당한 실력자분이셨다. - 7월 : 과외를 시작하고 OCP 에 대해서 처음 배웠다. 여기서 배웠다는 것은 사전적 개념이 아니라 왜 OCP 가 중요한지, 어떻게 실무에 적용해야하는지 등등이다. 아키텍처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 부터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것 같다. 원티드를 통해서 스타트업들에 이력서를 기계처럼 보내기 시작했다. - 8월 : 이직 준비, 만들면서 배우는 클린 아키텍처 스터디 시작했다. 헥사고날 아키텍처에 대해서 적혀있었는데 짧은 책이라 재미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그런데 뭘 배웠냐하면... 사실 잘 기억안난다. 아마 실무에서 적용을 못해봐서이지 않을까 싶다.
- 9월 : 정말 많은 회사에 지원했고 (50 여 곳 정도?) , 떨어졌고, 면접도 정말 많이 봤다. 최종적으로는 온다, 모두 싸인, 위메프, 마이리얼트립에 합격했었고, 그 이외에도 여러 기회가 있었다. 면접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곳으로는 카카오, 뱅크샐러드, 삼쩜삼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마이리얼트립을 선택했고 이 때 부터 배정 받은 부서의 업무에 적응했으며 코틀린과 카프카 공부를 시작했다. - 10월 : 지인들과 운영체제 스터디를 시작했다. 회사 업무로 바빠지다 보니, 거의 3주에 한번씩 진행했던 것 같다. 회사 업무에 적응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
- 11월 : 회사 업무를 잘 소화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서 회사 코드를 분석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코틀린 코드를 잘 짜기 위해서 이팩티브 코틀린 책을 사서 공부했다.
아마 이 때 부터 TIL 을 작성했던 것 같다. 이 때 개인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나만 도태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 12월 : 회사 정규직이 됐다. 걱정을 많이 했지만 실력이 부족했어도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좋게 봐줬다고 느꼈다. 코루틴과 디자인패턴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이호진님의 쉽게 배워 바로 써먹는 디자인 패턴과 구루 사이트을 통해서 공부했다. 지하철에서는 항상 개발 관련 유투브를 보면서 공부하면서 열심히 살았다.
KPT
타임라인을 적으면서 나의 2022년을 돌아봤다. 이를 기준으로 KPT 를 적어보자.
Keep
멘탈을 정말 강하게 먹은 2022년이었다. 개발을 이제 시작한지 6개월 밖에 안되는 비전공자가 팀장 업무를 맡으면서 팀원들에게 제대로 된 신뢰를 얻었을리 만무하다. 내 능력에 대한 의심도 많이하고, 때로는 분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뚝심있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서 했다. 잘 했다고는 못하지만, 열심히 했다는 것 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직 준비도 비슷했다. 떨어져도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다른 곳 원서를 작성할 뿐이었다.
어떻게든 정보를 얻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왕도를 찾으려고 애썼다. 남들은 기본 베이스가 있었기 때문에 남들과 같은 시간을 공부해서는 절대로 같은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나는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여러 곳에 좋게 비춰졌던 것 같다. 앞으로도 구성원들에게 이런 내 장점이 비춰져야한다. 끊임없이 배우려는 의지, 강한 멘탈 2023년도에도 유지해야할 내 모습이다.
Problem
실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막상 B2C 를 하는 회사에 입사해서 내가 공부했던 내용을 써먹으려고 하니깐 대부분 불가능했다. 지적 허영심을 메꾸기 위한 공부는 회사 업무에 숙련되었을 때 진행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비장한 마음 가짐으로 했으나, 중간 중간 나태해지면서 마무리 짓지 못한 과정들이 많았다. Next Step 의 ATDD 와 infra 는 절반도 내 것으로 못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코드숨도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원인으로는 너무 한번에 많은 것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사실 지금도 스터디에 과외에 회사 코드 분석에 개인 공부까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려는데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어느것도 얻어낼 수 없던 것이다. 지금 하고있는게 정리되면 하나씩 임팩트 있게 공부해야한다.
구매하고 보지 못한 강의나 교재도 너무 많다.
그리고 집중력이 너무 부족했다. 도서관을 가던가 카페를 가던가 환경을 주기적으로 바꿔줄 필요가 있다. 12월에는 책상 앞에서 공부한 것 보다 지하철에서 공부하는게 더 집중이 잘 되었던 것 같다.(그만큼 집에서 집중을 못했다)
Try
먼저 회사 코드를 완벽하게 분석하자.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잘하시는 분들이다. 굳이 책을 볼 필요가 없었다. 회사 코드를 공부하는게 내 개인 공부도 되고 회사 업무도 수월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코드를 대충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루비에 대한 공부를 한다던가, 사용되는 라이브러리 대한 공부를 한다던가, 구현된 아키텍처에 대한 분석을 한다던가.. 등등 많은 일들이 있을 것 같다.
또한 한번에 너무 많은 일들을 벌리지 않는다. 회사 업무 + 한달에 책 한권 정도 읽는 것을 맥시멈으로 잡자.
또한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 지 고민해보자. 커뮤니케이션 관련 서적을 읽는다던지.. 자문한다던지와 같이 자기발전이 필요할 것 같다. 개발자에게 코딩 실력보다 중요한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마무리
생각해보면 정말 올해도 운이 좋다. 2021년도 아무것도 모르는 비전공자 출신으로 AI 만 조금 찍먹해봐서 우연히 티맥스에 입사하게 되었었다. 그리고 회사의 이상한 정책? 으로 올해 1월 팀원들이 대거 퇴사하면서 팀장 업무를 맡게 되었다. 그리고 팀장 업무를 소화하면서 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오던 경험을 이력서에 적었었는데 이걸 마이리얼트립에서 좋게 봐준 것 같다.
결과적으로 원하던 기업에서 올해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물론 숨만 쉰다고 이곳에서 원하는 것을 가져갈 수 있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있고 이전보다 조금 더 좋은 환경에 있다. 내년에는 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2023년은 2022년 보다 만족스러운 회고글을 쓸 수 있기를 빌면서... 🤜